런린이의 인생 첫 마라톤 대회 참가 후기 글
시작합니다!
약 두 달? 아니다 세 달 정도 됐을까?
갑자기 달리기를 좀 해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체지방 감소도 좋지만 뭔가 내 심폐를 단련해서
오래오래 건강하게 살 수 있는 습관을 만들고 싶었다.
그렇게 하루하루 조금씩 달리는 양을 늘리고
겨우 5키로를 쉬지 않고 달리게 된지 얼마 안된 시점에
참가 할만한 대회를 발견 했다.
바로 2024년 제 7회 광진구청장배 육상대회!!
5Km도 부문이 있었지만 대회까지 약 20일정도 남은시점이라
그동안 좀 더 연습해서 나가려고
10Km를 접수 했다!
그렇게 남은 기간 천천히 아주 천천히 조깅으로
10km 뛰는걸 약 2회 정도 성공했고
조깅이라 1시간 10분~20분 대로 들어왔다.
대회때 다 쏟아부으리란 생각으로 부상 조심하며
무리 하지 않고 매일 약 5~7키로 조깅을 했다.
이번 나의 목표는 55분!
광진구청장배 마라톤은 자양역 한강 뚝섬지구
수변무대 주변에서 출발해서 천호대교 쪽에서
반환해서 돌아온다.
아침 8시 출발이라 집에서 5시가 조금 지나면 출발할 예정인데
벌써 고생길이 훤했다.
아참 광진구청장배 육상대회는 따로 배송오는
사은품은 없다.
또 배번호 배번표와 기록칩도 따로 배송이 오는게 아니라
당일 현장에서 받을수 있다.
일명 레디샷이라고 부르는
마라톤 준비물 사진이다.
근데 처음이라 기록측정용 시계를 사진에서 빼먹었군여???
마라톤 준비물 리스트
상의. 플래니트 아이스 라이트 초냉감 탱크
러닝용 싱글랫은 아니고 그냥 운동용 민소매인데 촉감이 너무 시원하고
땀배출도 잘되고 잘 마른다.
하의. 러닝라이프 투인원 스포츠 반바지
쇼츠 안에 짧은 레깅스 소재가 같이 있어 입은듯 안입은듯 가볍게 입을수 있는
가성비 최고의 러닝 쇼츠
러닝 벨트. 러닉스 러닝벨트
벨크로라 편리하고 수납공간이 굉장히 넓어서
2개 사서 아내와 커플로 쓰고 있는 벨트
바세린. 겨드랑이나 사타구니, 젖꼭지처럼
마찰이 많은 부분에 발라서 상처가 생기는걸 방지
수건. 끝나고 땀범벅이 된 채 옷을 갈아 입기엔 찝찝하니까 챙겨봄
신발. 아디다스 스위치 포워드 M
아디다스의 주력 러닝화가 아니다.
대회에 전혀 관심이 없던때에 그냥 달리기가 궁금해서
저렴한 러닝화를 신어볼까 하는 마음에 사본건데
한번도 러닝화를 안신어 본 사람이라면 충분히 그 쿠션감이 느껴진다.
10만원 초반대에 살수 있는 러닝화라 러닝을 안해본
극초급자에게 추천하는 신발.
대회 당일 새벽.
내가 뛰고 돌아올 시간에 맞춰 아내가 오기로 했기때문에
깨우지 않고 몰래 나오느라 신경 좀 썼다.. ㅋㅋㅋ
새벽 4시 55분에 일어나서 퉁퉁 부은 눈
거기다 전날 설사 이슈로 인해 컨디션도 좋진 않았다 ㅠㅠ
아무도 없는 일요일 새벽 지하철
뚝섬을 처음 와봤는데 그게 데이트가 아니라
대회일줄이야...
대회장이 보이니까 설레서 심장이 두근거렸다.
이미 많은 분들이 미리와서 몸을 풀고 계셨고
나도 얼른 배번호 배부를 위해 줄을 섰다!
다음은 물품 보관
저기 보이는 물품 보관소에서 봉지를 받아
가져온 물건을 담아 보관후 경기 후에 다시 받을수 있다.
의무실도 있고 옆에는 탈의실도 있다!
배번표와 기록칩, 그리고 행운권을 받았다
기록칩은 배번표 뒷면에 부착돼있는게 아니라
신발에 착용하는 칩으로 받았다.
사진보고 따라하니 어렵진 않았다.
경품권 응모를 하고 이제 몸풀러 가볼까요?
스트레칭을 좀 하고
약 15~20분정도 가벼운 조깅을 했다.
그런다음 50M 질주를 두 개? 세 개? 정도 미리 해서 숨통을
좀 틔어놓았다.
그런데 주로에 자전거가 많았다...
실제 경기중에도 말이다..
그래서 위험한 상황을 몇번 목격했는데
아무래도 한강 따라 달리기를 하는 대회는 이런부분을
감수해야하나보다..
경기 시작 약 20, 30분전쯤 되자 경품 응모권 추첨을 시작했다.
1등이 자전거라서 자전거만 일단 추첨하고
나머지는 경기 후에 추첨.
물론 나는 안됐다...
경기 시작 10~15분 전에는 미리 출발지에 가 있었다.
출발할때 인파가 몰려 병목현상이 예상됐기 때문이다.
출발 직전 약간의 긴장감과 설렘
문득 내가 여기서 뭐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왜 돈내고 달리기를 하러 나왔지??
그런 생각을 하다보니 어느새 출발했다.
나의 개인적인 기록 기준으로 보자면
초반에 되게 무리를 했다
나는 혼자 달리기를 하면서 5분 초반대페이스를 달려본적이
단 한번도 없는데 첫 1키로때는
4분 59초 페이스로 달렸다.
아무래도 선두 그룹에서 출발하다 보니 주변 분위기에 휩쓸려
따라갔나보다 ㅋㅋㅋㅋ
5키로때 까지는 태어나서 가장 빠른 페이스로 달린건데
4분대 주자들 진짜 존경스럽다.
그러나 달리기는 나와의 대결이기때문에
이전의 나보다 빠르게 가는것만 집중하자
2.5킬로 마다 급수대가 있었는데
아주 조금만 마시고 머리에 부어버렸다.
날씨가 너무 덥고 햇빛이 쨍쨍해서 힘들었기때문이다.
그렇게 후반부는 처음보다 페이스가 확 떨어졌지만
완주 성공..
결승점에 아내가 기다리고 있었지만
너무 힘들어서 반가운 표현도 못했다 ㅋㅋㅋㅋ
도착하면 크림베이글과 물, 이온음료
그리고 아이스크림을 주는데
받으려고 기다리는동안 머리가 띵해지고
블랙아웃이 올것 같아서 위험했다 ㅋㅋㅋ
그 순간
와 내가 여기서 쓰러지면 우리 아내는
진짜 부끄럽겠지? 절대 쓰러지면 안돼!
하고 참았다 ㅋㅋㅋㅋ
다 먹고 쉬고 있으니 아이스크림이 많이 남았다는 방송이 나와서
얼른가서 빠삐코 또 먹기 ㅋㅋㅋㅋㅋ
그래서 내 기록은?!
짠! 53분 45초!!!
결코 빠른기록은 아니지만
내 인생 가장 빠른시간에 가장 멀리 간 기록이다.
다른걸 떠나서 내가 세운 나의 목표를
하나 이뤘다는 생각에 기분이 너무 좋았다.
내가 살면서 이런걸 받아볼줄이야ㅑㅠㅠㅠㅠ
감격보단 힘들어 죽는 나...
다시는 나가지 않으리란 다짐을 했지만
가을이 되면 또 어떨지 모르겠다..ㅎㅎㅎ
두서도 없고 정리도 없는 런린이의 첫 마라톤
후기 였는데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여러분도 아주 작은 소기의 목표를 세워가며
이루는 소확행의 삶을 사시길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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